명상록

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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/ 아폴로니우스로부터 나는 자유롭게 사고하고, 목표에 대한 흔들림 없는 확고한 의지력을 가질 것을 배웠다. 그는 더없이 표리부동한 인간도 사랑할 줄 알았고, 남을 가르칠 때는 괴팍스러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 산 증인이었다.삶의 심오한 철학적 의미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늘 보잘 것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. 그는 호의를 베푸는 친구에게 비굴하게 아첨하지도, 무관심을 가장하지도 않았다.

/ 섹스투스로부터 자신의 분수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범을 보았다. 친구를 대할 때는 누구에게나 공평했고, 그들의 관심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으며, 무지한 자를 배려했고, 터무니없는 주장을 내세우는 자들에게도 관용을 베풀었다.그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인간에 대한 애정이 깊었으나 떠들썩하게 이를 과시하기보다 무언중에 만족감을 표시할 줄 알았으며, 해박한 지식을 갖췄음에도 허세를 부리지 않았다.

/ 예컨대 대답을 하거나 동의해주는 방식을 취할 때는 내가 알고 있는 답을 제시하기보다 함께 문제를 탐구하는 태도로 임하라고 가르쳤다.

/나는 ‘시간이 없다’는 핑계를 대는 일은 글로도 말로도 금해야 하며, ‘업무가 바쁘다’ 는 핑계로 주변 친지들에게 마땅히 해야 할 임무를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

/ 혈육을 사랑하듯 진리와 정의를 사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. 늘 선을 행하고, 아낌없이 아량을 베풀며, 밝은 희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, 벗들로부터 내가 사랑 받고 있음을 조금도 의심치 말 것을 배웠다. 또한 비난 받아 마땅한 사람에게는 나의 의견을 숨김없이 피력할 것을 배웠으며, 친구들로 하여금 내가 원하거나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필요가 없도록 나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법을 배웠다.

/막시무스로부터 나는 그 무엇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정신력을 갖기 위해서는 극기심을 단련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.

/아버지는 내실 있는 철학자들을 깊이 존경했으나 그렇다고 떠버리 철학자들을 비난하거나 그들의 말에 현혹되지도 않았다. 또한 그는 잘난 척하며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 없이 자신의 생각을 납득시킬 줄 아는 진정한 소통의 대가였다.

/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라. “나는 오늘 하루 남의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,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, 거만한 사람, 신의가 없는 사람, 시기심 많은 사람, 비사교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.” 이러한 사람들은 선악에 대해 무지하여 그렇다. 그러나 나는 선의 아름다운 본질과 악의 추악한 본질을 알고 있으며,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는 자들의 본성을 알고있다. 그러나 나 역시 태생적으로 그들과 같은 본성을 지녔으며, 그들 역시 나와 동일한 정신과 신성을 지니고 있음을 안다. 따라서 그들은 내게 상처를 줄 수도 없고, 그들의 죄악이 내게 영향을 끼칠 수도 없으며 나 또한 나와 같은 동류인 그들에게 화를 내서도, 미워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안다. 왜냐하면 우리는 양손, 양발, 두 개의 눈꺼풀, 위아랫니와 같이 상호 협조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. 그러므로 그들과 충돌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일이며, 화를 내거나 서로 반목하는 것은 자연에 반하는 행위다.

/ 모든 인간은 육신, 숨 그리고 이성으로 이루어져 있다. 더 이상 무언가에 정신을 팔지 마라. 그 대신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육신에 초연해져라. 우리가 숨을 쉰다는 것은 무엇인가. 그것은 매순간 우리가 공기를 들이마셨다가 내뱉는 행위일 뿐이다. …이렇게 생각해보라. 나는 노인이라고 말이다. 노인에게 인생은 얼마나 짧은가? 그러니 내 이성으로 하여금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말고, 가느다란 줄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처럼 노예로 만들지도 말고, 현실을 탓하지도 말고, 미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도 말게 하라.

/ 나는 로마인으로서 사랑과 자유, 정의감을 갖고 주어진 일을 진솔하고 성실하게 완수할 것이며, 모든 잡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리라. 앞으로의 모든 행동은 마지막 날인 듯이 행하리라. 부주의하고 비이성적이며, 급작스러운 변덕, 그리고 위선과 이기심, 불만은 멀리할 때 비로소 완전한 자유를 얻는 것이 가능하리니, 이러한 원칙을 따른다면 소유한 것이 적더라도 평온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.

/나의 영혼이여! 어찌하여 너는 그처럼 스스로를 책망하느냐. 이렇게 계속 책망하고 모멸한다면 기회는 더 이상 너를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. 누구에게나 인생을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. 그런데도 나의 영혼은 자신을 존중하고 보살피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의탁하고 있구나.